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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744호] ‘이상 없다’는데 왜 임신은 안 될까?


‘이상 없다’는데 왜 임신은 안 될까?
마냥 기다리기보다 원인 찾기 급선무 … 원칙적인 치료 해야 임신율 높아



원인이라도 알면 치료를 하든지, 포기를 하든지 할 텐데…. 문제는 없다는데 임신은 안 되고, 답답해죽겠어요.”

결혼 7년째 난임인 장진영(34) 씨. 병원에서 혈액검사, 호르몬검사, 자궁난관 조영술, 자궁내막 조직검사, 정액검사 등 난임 기본검사를 받았지만 “기다려보라” “둘 다 문제 없다”는 이야기뿐. 인공수정도 두 차례나 시도했으나 실패. 점점 나이는 들어가는데 불안한 마음만 커져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려하고 있다. 장씨처럼 ‘원인 모르는 난임’을 겪는 커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노령 예비엄마 정밀검사와 인공수정 병행을

난임(難姙)이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1년간 했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의 ‘불임(不姙)’보다 임신이 어려울 뿐이라는 ‘난임’이 더 적확한 표현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8쌍 중 1쌍이 난임이다. 난임의 원인은 정자 활동장애, 무정자증, 정자 기형 등 남성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혹은 여성이 배란장애, 난관폐쇄·복강 내 유착증 등 나팔관 이상, 자궁내막 유착증·자궁내 종물 등 자궁 이상, 자궁경부 점액 이상,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다. 발기부전, 불화 등으로 부부간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지 못할 때도 난임이 된다. 난임의 원인이 여성에게 있는 경우는 40~55%이고, 남성에게 있는 경우도 25~40%나 된다. 그리고 전체 난임 커플 중 10~20%는 기본검사 결과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원인이 없다”고 해서 마냥 임신을 기다려선 안 된다. 35세 이상 노령 예비 엄마의 경우 더욱 그렇다. 서울 미즈메디병원 이희선 전문의는 “원인 없는 난임은 없다. 어떻게 해서든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검사에는 난자의 질이나 수정 여부, 수정됐을 때 배아 상태, 착상 여부를 알아보는 사항이 없다. 그렇기에 원인 없는 난임 판정을 받은 커플은 복강경검사, 자궁 내시경검사 등 더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복강경검사를 통해 여성의 나팔관이 꼬여 있거나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고, 내시경검사를 통해 초음파에서는 잡아내지 못한 자궁내막의 염증·용종 또는 자궁내막 유착 등을 찾을 수 있다. 부천 서울여성병원 불임센터 김낙근 소장은 “난임 원인이 없다고 진단받았으나 실제 임신을 방해하는 심각한 질병이 있다면, 치료 시기까지 놓쳐 아예 임신을 못하게 될 수 있다”며 난임의 원인을 찾기 위한 정밀검사의 필요성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김유림 기자 rim@donga.com